기획자가 회사 권력에 순응하는 정도에 따라 서비스는 그것의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할 요소들을 하나둘씩 종기처럼 달고가게 된다.
하루에도 수많은 서비스들이 런칭되며, 다들 나름대로의 포부와 비전을, 그리고 파란만장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진채 서비스들이 런칭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얼마동안 이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다보니 그 애환과 고충의 흔적들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의 우여곡절 스토리에 가장 최전방에서 고객과 대치해야하는 사람들,
그들중에 하나가 바로 기획자들이다.
기획자의 강단은 밤을 잘 새는것으로 평가받는것이 아니라 얼마나 임원들의 무지막지한 오더와 압박을 견뎌내느냐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현실은? 부끄럽다.
아직까지 비수평적 조직구조를 선호하는 수많은 기업탓을 하는것만으로는 변명이 되지 않는다.
기획자의 정체성은 모든 문제의 시작이며 모든 해답의 실마리가 될것이다.
꼭지점인 정체성의 부재는 기획자의 역할정의에서도 비전에서도 문제의 핵심이 된다.
그저...주위엔 똑똑한 말주변, 글주변과 외국서적 몇권 읽은 지식과 타고난 논리성으로 평가받는 몇몇 스타가 존재할 뿐이니 갈길이 멀다.
몇달간의 정체성 찾기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고민'으로 해결하기엔 평생을 걸어야할 만큼 진지한 문제이긴 하나 '고민'의 모습으로라도
조금씩 조금씩 한발작씩 앞으로 내딛는다는 희망으로 해답없는 생각들이 쌓여만 간다.
그 누구는 간단하게 생각하라 하고 그 누구는 당연히 고민해야할 일이라지만
어쨌거나 마음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손님처럼 떠오르는 상념들은 이제 또다시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걸 멈추지 말라는건 너무 가혹하다.
잠깐만 숨고르기를 하고 싶다.
기회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지라도 말이다.